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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 광주 이정효 감독 "'얼마나 버티겠냐' 시선 뒤집어놔"
관리자 2022-09-22view   395


"개막 직전 미디어데이 때 나를 쳐다보던 눈빛이 아직도 계속 생각이 나요. 그런 시선을 받으니 기분이 정말 나쁘더군요."

하나원큐 K리그2 2022의 '승격팀' 프로축구 광주FC 이정효 감독은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렸던 올해 2월 15일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당시 현장에서 느낀 '불쾌한 시선'은 1부리그로 승격을 앞둔 지금도 이 감독의 머릿속에서 부지불식간 떠오르곤 한다.

이 감독은 지난 1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그때 그런 시선을 받으니 정말 기분이 나빴다"며 "'네가 얼마나 하겠냐', '얼마나 가겠느냐', '3개월, 아니면 6개월은 버티겠느냐'라고 묻는 듯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저런 시선을 완전히 뒤집어보겠다고, 결과로 증명하겠다고 그때 다짐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11개 팀 감독 중 광주를 우승 후보로 뽑은 이도 없었다.

이 감독을 향한 이런 의구심 섞인 시선이 당시만 해도 납득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1부리그에서 경쟁하던 광주는 지난 시즌 최하위인 12위로 처지며 강등됐다.

1부 승격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그는 프로팀 지도자 경력이 없는 '초보' 감독이었다.

'승격 전문가' 남기일 현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을 오래 보좌하긴 했지만, 홀로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디어데이로부터 약 7개월이 지난 지금, 이 감독의 목소리에는 성취감과 자신감이 잔뜩 묻어있었다.

이변이 없다면 광주는 K리그2 역대 최고의 팀 중 하나로 꼽힐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광주(승점 78)가 남은 네 경기에서 한 번만 더 이기면 K리그2 최초로 승점 80고지를 밟는다.

두 번 이기면 2017년 경남FC의 24승(36경기 체제)을 넘어 역대 최다 승리 기록도 세운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적도 없다. 별다른 이력이 없는 내게 감독의 기회가 처음 온다면 그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철저하게 준비했다. 내 색깔을 팀에 입히려고 많이 고민했다"고 했다.

대표팀 등 굵직한 경력이 없는 이 감독은 스스로 '언더독'이라고 여겼다. 또, 그런 처지의 자신과 강등의 아픔을 겪은 광주의 인연이 운명적이라고 돌아봤다.

이 감독은 "작년 제주 수석코치를 하면서 내게 감독 제안이 오면 이미 만들어진 팀에서일까, 시작하는 팀에서일까 궁금했다"며 "후자였다. 강등됐지만 새로 시작하려는 뜻이 확고했던 광주와 만났다"고 했다.

그가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광주와 인연을 이어준 최수영 사무국장이다.

최 국장은 무려 '사고초려' 끝에 지난해 12월 제주의 수석코치로 있던 이 감독을 광주로 데려왔다.

이 감독은 "작년 11월 (최 부장에게서) 처음 연락이 왔을 때 안 간다고 했다"며 "제주와 계약이 돼 있었고, 광주의 상황이 나도 부담스러웠다. 때를 기다리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최 국장에게서 재차 전화가 왔다. 이 감독은 "왜 스스로 믿지 못하냐고 하시더라. 내게 감독의 자질이 있다고 설득하셨지만 거절했다"고 했다.

세 번째 통화에서도 거절당한 최 국장은 지난해 12월 이 감독이 머물던 부산의 자택까지 직접 찾아가 '승부수'를 던졌다.

이 감독도 더는 거절할 수 없었다. 그는 "집까지 오시니까 도리가 없더라. 나도 나를 못 믿는데 끝까지 내가 할 수 있다고 믿어주셨다"고 되돌아봤다.

최 국장으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는 "이 감독이 예전 광주에서 수석코치를 했는데, 선수들이 감독보다 더 따를 정도로 평가가 좋았다"며 "인성, 팀 장악력, 전술 실력의 3박자를 모두 갖춘 감독은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필코 데리고 와야 한다는 의무감에 부산으로 갔다. 그 결과를 지금 보고 있지 않냐"고 웃었다.

그러면서 특히 이 감독이 이겨도 승리에 취하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평가처럼 이 감독은 "이긴 경기에서도 유난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선수들에게 까탈스럽게 굴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프로라면 승리가 아니라 경기력이 동기부여의 원천이어야 한다"며 "이긴 경기도 분석해서 선수들을 나무라고 또 나무랐다"고 했다.

까탈스러운 지도 방식에 곤혹스러웠을 선수단에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도 털어놨다.

그는 "시즌이 지날수록 선수들 눈빛에서 확신이 돌더라. 물론 본인들은 모른다"며 "눈빛, 정신, 동료와 유대 등 모든 부분에서 성장했다. 이 친구들을 보면 나도 내년에 대한 불안이 확신으로 바뀐다"며 흡족해했다.

경기와 훈련 중 자주 소리친 탓에 쉬어버린 목소리로 이 감독은 "뭐라고 하는 것도 에너지와 애정이 있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다면 선수들이 나쁜 생각도 했을 것"이라며 "승리가 이어지니 다들 즐겁고 신나게 뛰었다"고 했다.

그러더니 "잠깐 정정하겠다. 프로 선수는 즐겁고 신나면 안 된다"면서 "피 터지고, 박 터지도록, 사력을 다해 뛰어야 한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런 이 감독의 집요한 '프로의식'이 선수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긴 하다.

지난 14일 펼쳐진 FC안양과 1, 2위 간 '빅매치'에서 수훈선수로 뽑힌 이순민은 경기 후 취재진에 "스트레스를 많이 주시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 스트레스는 프로 선수에게는 필요한 것"이라며 "이렇게 세밀하게 가르쳐주는 감독님과 축구를 하는 건 선수에게 행운"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이 감독은 "상대 움직임에 따른 위치, 압박 시 유지해야 할 각도, 상대 패스워크가 이뤄지는 경우의 수 등 모든 요소를 선수들에게 입력시키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감독 밑에서 선수들이 참 고생했다"며 선수단에 공을 돌렸다.

강등 1년 만에 팀을 제자리로 돌려놓은 이 감독의 다음 과제는 1부에서의 경쟁이다.

이 감독은 선전을 자신했다.

그는 "지금 우리 경기력이면 가능성이 있다. 대구, 인천처럼 1부에서 경쟁을 이어가는 시민구단의 선례도 있다"며 "시설, 예산 지원이 조금만 더 이뤄지고 좋은 선수 영입도 이어진다면 상위 스플릿,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모두 가능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원정에서도 일당백으로 소리치며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을 보면 뭉클하다"며 "강등이라는 아픔을 겪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드리겠다. 팬분들도, 광주 시민분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포부를 전했다.

*기사제공 : 연합뉴스 / 이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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