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은 어디가서 자랑한답시고 이야기하고 다니지는 않지만 저 또한 다른 팬들처럼 매시즌 유니폼을 구매하는 팬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촌티나는 유니폼을 왜 구매하고, 입고다니냐며 비아냥 됐지만
저는 그래도 유니폼이 내 팀의, 광주의 정체성 그 자체이기 때문에 흑우처럼 매번 구매를 해왔고, 경기장에서 입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러한 구매욕조차 싹 사라져버렸습니다.
매번 거지같은 디자인에 내성이 생겨 솔직히 10주년이라고 기대를 크게 하진 않았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시 켈리그라피도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는건 사실이지만
백번, 천번을 이해해서 지원금을 주시는 광주광역시 윗 분들이 무조건 저거 쓰라고 했다면
뭐 구단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이 쓸 수 밖에 없을거라고도까지 이해합니다.

하지만 10주년입니다. ㅇㅇ주년이 되면 해외 축구구단들은 물론이고,
바로 옆에 있는 K리그 구단들조차 그것을 기념하며 유니폼에 아이덴티티를 넣어 제작하는게 일반적입니다.
시즌권이 먼저 유출이 되어서보니까 10주년 기념 로고로 적용을 하셨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유니폼 디자인을 둘째치더라도 작년 우승 기념티처럼
10주년을 기념할만한 아이덴티티가
유니폼에 들어가 있다면 또 흑우처럼 구매를 했을 겁니다.
하지만 공개된 유니폼을 보니 그 어디에도 10주년을 상징하는 아이덴티티는
단 한군데도 존재하지 않더라구요.

이런건 아무리 "광주가 돈이 없는 구단이라서 유니폼이 이럴 수 있어" 라고 이해를 하는 것과는 별개로 최소한의 성의 문제가 아닐까요?
구단 관계자분들, 분명히 여기 공홈 팬게시판부터 다양한 축구 커뮤니티 사이트의 반응들을 보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2020년이 되기 전부터 팬분들이 올렸던 10주년 유니폼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 분명히 읽어보셨을테고
뭐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바로 옆의 다른 K리그 구단들의 ㅇㅇ주년에는
어떻게 이것을 기념하고 아이덴티티를 살릴려는 마케팅을 했었는지
참고는 과연 한걸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의 성의없는 퀄리티의 유니폼이였기에 굉장히 실망했습니다.

유니폼은 팀의 상징이자, 정체성, 프라이드입니다.
하지만 지금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를 보세요.
매년 유니폼 하나때문에
광주는 매번 연례행사로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그러한 조리돌림으로 오는 고통은 팬들의 몫이구요.

선수들에게 부끄럽지 않으신가요?
과연 어떤 광주 선수가 이런 유니폼을 입고
팀에 대한 애정과, 정체성,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까요?

단 한번도 유니폼때문에 글을 올린 적이 없지만
매번 입 다물고 유니폼을 사왔었는데
가만히 있으면 정말 흑우가 될거같고
목소리라도 내야 조금이라도 변화하지 않을까라고하는
마음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제발 프런트분들 각성해주시고,
가능한 부분 안에서 팬들의 의견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수립해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